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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사 - 메르스 대응을 성찰하며

이사장 이왕준 사진

비행기로도 10시간 이상 소요되는 직선거리 8,000km의 중동 지역 감염병이 한국 사회 전체를 쓰나미처럼 뒤덮으리라고 상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2015년 5월 신종 감염병 메르스(MERS)는 단 한사람의 감염자로 시작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단숨에 확산되며 국민들의 마음과 국가 경제까지 감염시키고, 우리의 보건 체계와 세계 수준의 의술에 대한 자부심에 크나큰 상처를 남기고 지나갔다.

메르스가 모든 화제의 중심에 있던 두 달 동안 보건의료체계의 빈틈을 메우고 국민들을 지켜낸 것은 감염의 두려움에 맞서 뒷걸음치지 않고 희생을 감수한 일선 의료진과 간호사, 그리고 이들을 지원한 동료이었다.

메르스 종식이 선언된 시점에, 명지병원은 이들 일선 현장에서의 활동을 상세히 기록해보았다. 이 기록들은 두 달간 우리나라 거의 모든 의료기관 현장에 대한 지상 중계와 다름없을 것이며, 그를 통해 우리는 지난 과정의 시행착오를 성찰함으로써 반성을 통해 제2의 메르스 사태를 예방하는 데 작게나마 기여하고자 한다.

또한 민낯을 드러낸 대한민국 의료시스템 전반이 변화와 개혁의 흐름을 통해 민간의료기관의 공적 역할을 높임으로써 미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해보고 싶은 마음도 함께 담았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유행 시에도 대응센터를 개설해 25,000건 이상을 진료하며 민간병원의 공공의료 실천에 앞장섰던 명지병원은 당시의 경험과 1년 전부터의 준비를 토대로, 전원받은 확진 환자 치료율 100%, 원내 감염률 0%를 달성해 의료계의 노고에 동참할 수 있었다.

우리는 메르스 발발 1년 전부터의 준비 경과와 그를 토대로 한 명지병원의 실전 대응 과정이 우리 보건의료계 구성의 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메르스를 실제 겪으면서 경험해야 했던 크고 작은 실수와 미숙함들은 외면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라는 생각에 작은 일이라도 백서 내에 숨김없이 공개했다.

아울러 이번 백서에는 메르스 확진자와 그 가족, 또한 그들을 치료하며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쳐버린 보건 의료인들을 위한 심리 회복 프로그램의 내용과 과정도 상세히 다루었다.

특히 보건의료 종사자들의 경우 신종 감염병을 다루면서 겪게 되는 불안과 차별, 공포 등의 스트레스를 걷어내고 온전한 회복과 복귀를 위해 의료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심리지원 시스템이 일반화되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변변한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미지의 바이러스에 맞서 오로지 본인의 땀방울을 백신 삼아 묵묵히 국민들을 지켜준 우리나라 모든 의료인들과 보건 종사자들께 감사를 전한다.

2015.12.
의료법인 명지의료재단 이사장

이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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