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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꽃실 감염관리실장

확진자 치료 및 처치 과정 이꽃실 감염관리실장

이꽃실 감염관리실장은 명지병원 감염내과 교수로서 이번 다섯 명 메르스 확진자 치료의 중심에 있었다. 국내에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시작한 준비는 다섯 명의 환자를 모두 완쾌시키는 성과로 나타나며 '명지병원 메르스 대첩의 여자 이순신'으로 조선일보에 소개돼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Q 메르스 사태의 완벽 대응에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메르스와 같은 신종 감염병이 우리 병원 혹은 우리나라에도 올 거라고 예상하신 계기가 있을까요?
A 메르스는 이미 국제적으로 이슈화되어 있는 질병이었고,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명지병원 경영진의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사전 준비부터 철저히 할 수 있었고, 명지병원은 국가지정 음압 격리 병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내 환자 발생시 책임지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우리 병원이 인천국제공항과 가깝기 때문에 지리적으로도 국외로부터 유입되는 환자를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메르스는 치료제와 예방제가 따로 없다고 들었습니다. 환자 치료 준비에 있어 해외 논문 등을 참고하셨다고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이번 메르스 사태 전까지 국내에 메르스 관련 질환을 치료해 본 의사는 없었으며, 보고된 질병의 경과 또한 심각하기에 감염내과 전문의로서 불안하고 걱정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리 국내외 저널 등을 찾아서 논문에 언급된 약재들 중 최선의 것을 정하고, 그 약재들이 병원 안에 들어와 있는지 재고량은 어떤지 등을 약제팀에 확인을 하는 작업도 하고 있었습니다.
Q 명지병원은 5월 29일 첫 의심환자(입원 후 확진)를 전원 받았습니다. CDRT 모의훈련 진행 때와 실제 환자 도착 시에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A 2014년 10월에 있었던 CDRT 훈련과 그 전 약 1년간의 회의 등이 실제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번 실전에서는 다들 훈련했던 대로 각자의 위치에서 본인의 역할에 충실했기에 큰 어려움 없이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Q 환자 치료 시 계획하셨던 대로 잘 진행이 되었나요? 의외의 상황이 있었다면 무엇이었고,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요?
A 환자를 치료하면서 제대로 치료 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초기에는 생겼었고, 언제까지 기다리면 치료 반응을 확실히 볼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메르스로 입원한 환자에서 백혈병에서나 보임즉한 세포들이 보였을 때, 협진도 어렵고, 골수 검사도 생각해 놔야 했을 때는 정말 난감한 심정이었습니다.
또 보호복을 입은 상태에서 환자를 대상으로 청진이 안 되는 의외의 상황도 있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자 청진기와 고성능 스피커를 구입한 것도 이번에 알게 된 노하우 중의 하나입니다.
그 외에도 메르스 PCR 검사가 음성으로 나왔을 때 이를 진짜 음성으로 믿는냐의 문제는 참으로 고민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미리 준비한대로 침착하게 대응해 나가면서 환자들의 호전을 보면서 확신을 갖게 됐고, 마지막 다섯 번째 환자가 완쾌돼 퇴원할 때에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Q 확진자 치료에 앞서 의사로서의 사명감과 한 가족의 구성원이라는 위치 사이에 갈등은 없었나요?
A 의사와 가족 구성원 사이의 갈등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감염내과 의사로 환자 진료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이미 많은 감염 환자들에 노출이 있었기에 나름 항체들도 빵빵 할 거라는 생각도 갖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아이들에 대한 걱정은 사실 많이 되었어요. 제가 감염내과 의사라는 것을 아는 주변 사람들도 있었기에 다른 아이들이 우리 집 아이들을 불편하게 여길까 하는 걱정도 했었구요. 하지만 감사하게도 그런 일은 없었고, 아이들도 엄마가 하는 일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Q 치료 기간의 격리생활, 의식주 등을 간단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A 이번 메르스 환자 치료 기간 중 병원에서의 보조는 훌륭했습니다. 사실 그 누구도 저희에게 격리 생활을 하라고 하지 않았지만 저희는 스스로를 직접 격리한 것입니다. 소중한 병원 직원들이 저를 주치의로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병원 지원에 대해서라면 드릴 말씀이 많은데, 우선 삼시세끼 제가 챙겨 먹은 적은 없었을 정도로 여기저기서 은근히 격려 먹거리를 많이 보내 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 말씀 전합니다.
Q 5명의 환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이 있다면요? 그 이유는요?
A 변○○님입니다. 저희 병동 사람들이 아마 다 같은 생각일 것 같은데요. 정말 많이 아프고 힘들어했고, 본인이 그런 아픔을 알기에 의료진 배려와 다른 환자를 살리는데 동참하는 의미로 혈장 공여도 했던 환자입니다.
Q 일반 진료를 보지 못 하고 메르스 대응에 집중하신 기간이 얼마 정도인가요? 마지막 환자가 퇴원한 뒤의 심경은 어떠셨나요?
A 약 3주일 반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환자 퇴원 시에는 모두를 건강하게 각자 가정의 품으로 돌려보내게 된 것에 대한 뿌듯함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메르스의 완전한 종식이 아니기 때문에 다시 처음부터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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